피카소는 역시 피카소

MICHAEL Z. BERGER CO. FOR PABLO PICASSO. A VERY RARE STAINLESS STEEL MANUAL WIND BRACELET WATCH Circa 1960. Courtesy Bonhams Paris Luxury

20세기 거장 화가 파블로 피카소 소유였던 희귀 손목시계가 2021년 5월 19일 목요일 본햄스 (Bonhams Fine Art Auctioneers and Valuers, 본사: 독일 뮌헨)가 실시한 파리 경매소 럭셔리 시계 경매 [전화와 온라인 입찰 방식]에서 수많은 입찰자들이 참여해 벌인 불꽃 튀는 가격 입찰 경쟁 끝에 최종낙찰가격 €219,050 (US$266,978)에 낙찰됐다. 본래 경매소 측의 예상 금액 €12,000~€18,000 보다 무려 20배 비싼 가격이 팔렸다.

이 시계는 피카소의 모습이 담긴 그의 초상 사진 속 (사진가 세실 비튼(Cécil Beaton)이 촬영한 그 유명한 1944년 피카소 초상) 에 화가 팔뚝에 찬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그 유명한 바로 그 손목시계. 직경 32mm 은색 다이얼과 흑색 시간 표식이 있는 1960년대 수동식 강철 팔찌형 손목시계로 스위스의 독립 시계제작자 Michael Z. Berger가 생산했다.

다른 시계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이 시계가 지닌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12시간을 표시하는 인덱스를 숫자 대신에 화가의 이름 알파벳 12자 — P A B L O P I C A S S O — 로 새겨넣었다는 점. 체구는 작지만 거인과 같은 에고(ego)와 하늘을 찌르는 자부심의 소유자였던 이 ‘쬐그만 스페인 녀석‘은 서양 미술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거침없는 자기PR가로도 유명했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자기 이름 인덱스 손목시계는 피카소가 Cahiers d’Art 미술잡지 출판사에서 자신의 카탈로그 레조네가 출간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셀프브랜딩된 시계를 주문제작해 주변 출판인이나 미술가들에게 선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