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not a hand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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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봉쇄와 외출 금지로 인해 화려한 파티나 옷차림을 과시할 기회가 없었는데도 전세계의 명품 소비자들은 명품 구입을 멈추지 않았다. LVMH, Kering (GUCCI 모회사)와 더불어 글로벌 3대 명품가 Hermès는 2020년 한 해 총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6% 감소에 그치지 않으며 2021년 1분기 유럽 증시 주가가 6% 증가했다. (WSJ, 2021.4.4.)

에르메스는 마케팅과 영업에 총 예산 5% 밖에 쓰지 않는 짠돌이 마케팅으로 글로벌 명품업계에 자자하다. 그나마도 이 5%는 미디어 캠페인 보다 생방송 이벤트(live events) 기획과 진행에 사용된다. 대조적으로, 경쟁 명품업체들은 총 운영 예산의 4분의 1을 마케팅에 지출하는데, 그럴 경우 작년과 올해 같은 예외적인 매출감소 상황에 처할 경우 마케팅에 지출한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바로 큰 폭의 대차대조표 손실로 기록된다.

에르메스는 샤넬의 경우처럼 매출 감소 상쇄와 제조비용 증가에 따른 비용 상쇄를 위해 작년 5월부터 제품 가격을 6%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메스의 실적의 비결은 무엇일까? 에르메스가 타 경쟁 명품가보다 더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전략은 다름아닌 정교하게 계산된 공급 통제다. 공급물량을 수요에 비해 항상 부족하게 유지함으로써 고객들의 소유욕망을 자극하여 희소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인데, 특히 헤르메스의 아이콘적 제품인 제인 버킨 백 (Birkin Bag, 2020년 고시 소매 가격은 최하 US$ 10,000~소재에 따라 US$ 380,000)과 켈리 백(Kelly Bag)은 늘 물량부족상태의 없어서 못 파는 욕망의 대상이다.

영국출신 여배우 겸 가수/세르쥬 갱스보로 감독의 연인 제인 버킨이 그녀의 이름을 딴 전설의 버킨 핸드백이 탄생한 해는 1983년.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 버킨은 갖고 있던 밀짚 짐가방을 기내 짐칸에 넣다가 가방이 터지며 내용물이 쏟아지는 봉변을 겪었다. 때마침 옆좌석에 앉아있던 쟝-뤼이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와 담소를 나누며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핸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는데 그것이 오늘날 제인 버킨 핸드백의 영감이 됐다. 오늘날 버킨의 유행없는 시크한 스타일과 에르메스의 럭셔리함을 동경하는 수많은 현대 여성들이 그토록 탐내고 갈망하는 이 버킨 백을 버킨 자신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어깨 근육을 파열시킬 만큼 너무 무겁기 때문에.